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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

마인크래프트 서버 5700G로 이전

1. 시놀로지 DS920+

서버의 역사를 읊자면 다음과 같다.

원래 NAS를 시놀로지 DS920+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docker라는 기능이 있더라.

docker가 뭔지에 대한 설명은 안 할 건데, 아무튼 처음 목적은 도커로 transmission (토렌트)를 돌리는 것이었다.

아무튼 그 이후 docker를 파고 들다보니 docker로 마인크래프트 서버를 굴릴 수 있더라.

그당시 나는 마인크래프트를 안드로이드 모바일 버전(베드락 버전)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docker의 서버 클라이언트 중 베드락 버전을 받아서 돌렸다.

어떻게 하는지 잘 몰라서 십수시간동안 개고생했으나(권한 관련해서),

결국은 성공해서 스마트폰 LTE로 서버 접속 성공했을 때의 그 쾌감을 아직도 기억한다.

시놀로지 DS920+

 

 

어쨌든 그렇게 며칠동안 혼자서 서버로 마인크래프트를 하고 있었는데,

개고생해서 서버까지 팠는데 뭔가 혼자 하기에는 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남동생(2살차이나는)에게 내가 마인크래프트 서버를 팠는데 한번 들어와 보라고 했다.

솔직히 그냥 몇시간 하고 말줄 알았는데 꽤 열심히 하더라.

나는 그냥 돌삽 돌곡괭이 만들어서 동굴집 만들어서 농사나 지으면서 살고 있었는데,

동생이 좀비피글린 생성기(금 공장)와 사서 주민을 만들어서 다이아로 치장을 하고 다니더라.

알고 보니 친구들과 몇년 전 서버를 파서 마인크래프트를 열심히 한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 전까지는 마인크래프트에 인챈트나 네더와 같은것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크게 관심이 없어서 그냥 석기시대에 머물러 있었는데 눈앞에서 보니 느낌이 달랐다.

그냥 편리함의 정도가 차원이 달랐다. 마치 마차와 스포츠카 정도의 차이었달까.

그 뒤로 나는 새로운 마인크래프트를 완전히 받아들여 고인물의 길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 뒤로 가장 먼저 시작한 프로젝트는 철공장과 대형 주민 거래소였다.

주민거래소에 주민이 한 50명정도 생기니까 그 때부터 렉이 엄청나게 걸리기 시작했다.

주민거래소 근처에서는 거의 플레이가 불가능 할 정도.

사실 꼭 주민거래소가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약간만 구조물이 복잡해지기 시작하면 렉이 꽤 심하게 걸렸다.

그리고 렌더 거리나 시뮬레이션 거리도 엄청나게 짧아서 엄청 답답하게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그 근처쯤 우연히 유튜브 등지에서 제온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냥 NAS가 아닌 제대로 된 서버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DS920+를 팔아 버리고 거금을 들여 제대로된 워크스테이션을 장만했다.

 

 

2. 제온 E5-2699 v3 dual

제온 E5-2699 v3 dual

 

 

그건 바로 제온E5-2699 v3 CPU를 두개 넣은 괴물같은 녀석이었다.

무려 18코어 36쓰레드 CPU가 2개 들어가, 36코어 72쓰레드를 자랑하는 돌아버린 컴퓨터였다.

대부분의 일반인용 컴퓨터는 깡성능으로 개발라 버릴 정도로 압도적인 멀티코어 성능을 보여준다.

그러나 싱글코어 성능은 좀 떨어져서 사실 게임용으로는 좀 부적합한 녀석이긴 했다.

여기에 DDR3 ECC RAM 64기가, RX480 8GB 그래픽카드 등을 꼽아 서버를 구축했다.

 

그 뒤로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좀 고민을 했는데, 주로 헤놀로지 vs OMV vs 찐 리눅스 사이에서 고민이었다.

사실 마음같아서는 찐 리눅스(우분투 등)를 써 보고 싶었으나 사실 석사 과정 중이라 바빠서 따로 공부할 시간이 없다.

그러면 헤놀로지 vs OMV인데 헤놀로지는 불법인데다 보안 문제도 있어 결국 OMV를 선택했다.

엄밀히 따지면 윈도우 위에 가상머신으로 OMV 6 을 올린 것이다.

왜냐하면 본가의 공용컴퓨터로서 데스크톱으로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윈도우가 깔려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 OMV로 파일서버를 구축하고, docker를 올려서 마인크래프트 서버를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성능 죽이더라. DS920+를 썼을때와 차원이 다른 정도의 쾌적한 환경을 보여줬다. 사실상 렉이 아예 안 걸리는 수준.

그래서 서버 설정에서 렌더 거리도 60청크로 늘리고, 시뮬레이션 거리도 6청크로 늘렸다.

마인크래프트 삶의 질 자체가 확 달라지더라.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그때부터 마인크래프트를 메인 게임으로 잡고, 열과 성을 다해서 플레이하기 시작했고,

원래 예전에는 주로 스마트폰(폴드3)로 플레이했는데 이후부터는 컴퓨터로 주로 플레이하게 되었다.

그렇게 E5-2699 v3 dual 서버컴을 영원히 사용할 줄 알았으나...

 

 

3. 제온 D1581 8bay NAS

제온 D1581

전기세가 재앙 빔을 맞고 엄청나게 올라가 버렸다.

그래서 이미 전기세가 비싸게 나오는데,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 제온이 2개나 박힌 컴퓨터가,

24시간 돌아가 버리니 전기세가 곱절로 뛰어 버리는 것이었다.

사실 그때까지도 별로 팔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엄마가 전화로 하소연까지 하시더라.

그걸 듣고 이대로 있을 수는 없겠다 싶어 그 길로 워크스테이션은 처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실 고작 마인크래프트랑 간단한 파일공유용 NAS가 현재 활용도의 99퍼센트 이상인데,

저런 고사양 워크스테이션은 너무 과도한 느낌이 없지않아 있기는 했다.

그래서 방향을 180도 틀어 '작고 + 저전력 이면서 + 최대한 고성능 + 저렴'한 서버컴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좀 찾아보니 유튜브에서 뻘짓연구소 8bay NAS 영상이 나오더라.

그래서 제온 D1581 CPU에 대해서 좀 검색을 해봤는데, 각종 NAS관련 커뮤니티에서 나름 호평이 자자하더라.

상당한 고성능에 (나름 16코어 32쓰레드임) TDP 65w로 서버용 고사양 컴퓨터 치고 저전력을 보여줬다.

그래서 아 여기에 8베이 나스 케이스를 씌우면 완벽하겠구나 해서 바로 타오바오 구매대행을 이용해 CPU를 구했고,

8베이 나스 케이스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나머지 부품들은 국내 웹샵에서 구했다. (뻘짓연구소 님과 거의 동일하게)

 

사실 문제는 내가 컴퓨터 조립을 해본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기껏해봐야 그냥 램, 글카, 하드디스크 꼽았다 뺐다 해본 정도. 파워나 메인보드같은건 만져본적도 없었다.

살짝 걱정이 되긴 했으나 어쨌든 도전한다는 느낌으로 조립을 시작했다.

문제는 이게 나름 SFF라서 일반적인 데스크탑 조립보다 난이도가 훨씬 높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유튜브 가이드를 보고 (일반 데스크탑 조립 가이드긴 했지만), 나름 고민도 하고 하면서,

조립에 성공했고, 제발 켜져라 기도를 올리며 전원 버튼을 눌렀다.

다행히도 한번에 잘 켜지더라. 그래서 나는 기존에 쓰던 OMV6 가상머신을 그대로 이전했고,

아무런 문제 없이 NAS는 잘 굴러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또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데...

 

 

4. 라이젠 5700G 4bay NAS로 최종 정착

라이젠 5700g 4bay NAS

가장 큰 문제는 '마인크래프트 서버는 멀티보다 싱글코어 성능이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D1581자체는 상당한 고성능 CPU가 맞다. 하지만 멀티성능만 높고 싱글성능은 사실 처참한 수준이다.

그래서 낮은 싱글성능 때문에, 다시 마인크래프트 서버가 렉 걸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렉이 심한건 주민거래소에서만 그러기는 했지만,

평상시에도 눈에 띌 정도로 잔렉이 많아져서 플레이할때 살짝씩 짜증을 유발했다.

두명이 접속하면 그 렉은 더 심해져서 상당히 열받을 정도였다.

NAS에 지출하는 돈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심각하게 고민을 했지만,

사실 나는 요즘 취미라고는 마인크래프트밖에 없는데, 그 유일한 취미를 쾌적하게 즐기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컸다.

 

그래서 다시 D1581을 처분할 계획을 세우고 다시 새로운 방향의 NAS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싱글성능 좋고 + 멀티성능은 D1581과 비슷 + 저전력 + 좋은 내장그래픽 + 8베이 다 못쓰니까 4베이만 넣어서 더 작게'

그렇게 찾다보니 유일한 구원은 리사 수 누님의 라이젠이었다.

D1581의 멀티성능을 이기고 + 좋은 내장그래픽을 가진 것은 찾아보니 5700g 뿐이었다.

그래서 5700G + mini-itx 보드 + DDR4 32g RAM조합으로 다시 NAS를 조립했다.

이번엔 저번 D1581때보다도 난이도가 훨씬 더 높았다.

진짜 개좁은 SFF수준의 난이도라 진짜 땀 뻘뻘 흘리면서 고생했다.

 

좀 찾아 보니 간단하게 TDP 제한을 걸 수 있는 기능도 있더라. 그래서 TDP를 35w로 제한했다.

전력은 반밖에 안 먹지만 성능은 최대성능의 80%이상 뽑아주더라. 역시 리사 수 누님은 위대하시다.

그렇게 제한을 한 상태에서 벤치를 돌려보니 D1581과 비슷하거나 근소우위로 나왔다. 역시 리사 수 누님은 위대하시다.

다시 OMV 가상머신을 깔고 마인크래프트 서버를 굴렸는데...

마인크래프트 서버의 렉이 아예 완전히 없어졌다!!! 심지어 리소스가 널널하게 남더라.

그래서 서버 사양을 더 올려서 렌더거리 75청크 + 시뮬레이션 거리 8청크로 늘려줬다.

D1581때보다 전력도 훨씬 덜먹고 성능은 더 좋아졌으며 크기도 더 작아져서 정말 완전히 만족한다.

 

다만 한가지 걱정되는 것은 제온같은 CPU는 애초에 서버용으로 나온 것이라,

한달씩 이렇게 오랜 기간동안 켜져있는걸 전제로 만들어서 안정성과 내구성이 정말 좋은 CPU들이다.

그러나 5700g는 그렇지는 않다. 보드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내구성 문제가 조금 걱정되기는 한다.

그래도 뭐 사실 중국발 싸게 굴러다니는 CPU들은 이미 10년동안 개 갈궈진 CPU들이긴 해서,

이쪽이나 저쪽이나 남은 수명은 비슷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어쨌든 현재 NAS는 아주 완벽하게 만족하며, 고장나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최소 5년은 현역으로 굴러가지 않을까 싶다.

서버용도 말고 가끔 이걸로 마인크래프트(서버 말고 게임 그자체)를 돌려 보는데 부드럽게 잘 돌아가더라.

내가 TDP제한을 했는데도 이 정도면 만약 TDP해제하고 램오버까지 땡기면 얼마나 좋은 CPU일지 가늠도 안 된다.

결국 이렇게 라이젠을 쓰다가 느낀점은, 이제 구형 제온들은 보내줄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구형 제온보다는

1. 진짜 저전력을 원한다면 셀러론/펜티엄으로 가고 (시놀로지 NAS처럼),

2. 전성비-고성능을 원한다면 상위라인업의 라이젠 APU로 가고,

3. 진짜 고성능 원한다면 차라리 신형제온이나 쓰레드리퍼로 가는게 나을지도.

아 물론 구형 제온들이 가격이 싸서 서버구축할때 돈이 얼마 안 든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는 부분이다.

(전기세로 다 까먹겠지만..)

 

어쨌든 결론을 내자면 마인크래프트 서버는 멀티코어보다 싱글성능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리고 5700g와 리사수는 무적이고 신이다.